태형, 일명 곤장을 치는 나라 싱가포르가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 급증하는 사기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태형 의무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사기 조직원에게 최대 24대의 곤장을 선고할 수 있는 강력한 제도입니다. 사기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한국에서도 범죄 예방 효과를 두고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싱가포르가 사기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했습니다. 지난 11월 4일, 싱가포르 의회는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 대포통장 범죄 등을 저지른 사기범들에게 태형을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는 단순한 처벌이 아니라, 사회적 경고의 의미를 담은 조치입니다. 조직원과 피해자 모집책, 대포통장 제공자까지 최소 6대에서 최대 24대의 곤장을 맞게 됩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사기는 국가의 사회 질서를 위협하는 최악의 범죄”라며 강력 대응을 천명했습니다.

사기범에게 ‘최대 24대 곤장’
싱가포르에서는 사기범죄가 전체 범죄의 6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피해액은 약 4조 8천억 원에 달하며, 노년층 피해가 심각한 수준입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물리적 형벌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개정안은 사기 조직의 핵심 인물뿐 아니라, 피해자 모집책, 신분증·유심칩 제공자, 자금 세탁 조력자까지 포함했습니다. 단순 가담자라도 최대 12대의 태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 내무부 차관은 “사기는 경제 질서를 파괴하는 사회적 질병이며, 강력한 억제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약 19만 건의 사기 피해가 발생했고, 피해액은 37억 싱가포르달러(약 4조 8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특히 2024년 피해액이 1조 원을 넘어서자 국민적 분노가 커졌습니다. 싱가포르는 결국 ‘단순한 처벌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재범을 막기 위한 상징적 조치로 태형을 집행하기로 한 것입니다.

‘엉덩이가 피범벅’ 되는 태형
싱가포르의 태형은 세계적으로 악명 높습니다. 길이 1.2m, 직경 1.27cm의 등나무 회초리가 시속 160km로 엉덩이를 내리칩니다. 단순히 아픈 수준이 아니라, 살이 찢기고 피가 솟구치는 고통을 줍니다. 한대만 맞아도 거동하기 힘들 정도의 고통이 수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태형은 18세 이상 50세 이하의 남성에게만 적용됩니다. 집행 전에는 반드시 의료진이 건강 검사를 실시하며, 심장 질환 등 건강 이상이 있을 경우 집행이 중단됩니다. 한 번에 여러 대를 맞지 않고 일정 간격을 두어 치료 후 다음 집행이 진행됩니다. 한번 맞고 또 맞아야 하니 그 고통이 엄청날 것입니다. 1993년 ‘마이클 페이 사건’은 대표적 사례입니다. 미국인 청소년이 차량 낙서를 이유로 태형 6대를 선고받았고, 미국 정부의 항의로 4대로 감형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엉덩이가 피범벅이 되어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태형은 범죄자에게 강한 신체적, 정신적 공포를 남깁니다. 싱가포르 법무장관은 “태형이 흉악범죄 억제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며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강간과 성추행, 마약 거래 같은 범죄에도 태형이 병행되며, 마약범은 태형 후 사형에 처해집니다.

제도화된 집행 절차와 범죄 억제 효과
싱가포르는 태형을 단순 폭력이 아닌 제도적 처벌로 운영합니다. 교정국의 감독 아래 의료진이 입회하며, 법률에 따라 길이와 굵기가 규정된 회초리만 사용합니다. 집행 전에는 건강진단, 집행 후에는 소독과 진통제 처리가 의무화되어 있습니다. 일정 회복 기간 후에만 추가 집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이러한 절차는 태형을 ‘인권침해가 아닌 예방형 처벌’로 정당화하는 근거가 됩니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재범률은 13%로, 아시아 평균(30%)보다 절반 이하 수준입니다. 태형은 범죄자의 정신에 각인되는 ‘공포 교육’으로 작용해, 재범을 크게 줄이는 효과를 냅니다. 이번 개정에서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범죄까지 포함되었습니다. 딥페이크를 이용한 음란물 제작, 가상자산 투자 사기 등도 처벌 대상이 되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범죄에 악용되는 시대에, 싱가포르는 물리적 처벌로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입니다. 결국 태형은 단순 응징이 아닌 ‘사회 질서의 방패’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법을 어기면 고통이 따른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함으로써, 시민들의 경각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를 보는 한국사회 일부에서도 태형 제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기, 보이스피싱, 성범죄가 연일 증가하면서 “강력한 처벌만이 재범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싱가포르가 시행하고 있는 태형은 본질적으로 ‘억제의 형벌’입니다. 법의 위력이 약하면 범죄자는 다시 조직으로 돌아가고, 피해는 반복됩니다. 싱가포르의 낮은 재범률은 그 효과를 입증합니다. 다만 맹목적 도입이 아니라, 법적 안전장치와 의료적 보호 체계가 함께해야 합니다. 한국은 태형을 전면적으로 도입하기보다, 선별적·시범적 적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예를 들어, 상습 보이스피싱 조직원이나 해외 사기 조직의 핵심 인물 등 사회적 피해가 큰 범죄에 한정한다면 인권 논란을 줄이면서 실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단순한 처벌로 끝나지 않고, 재범 방지 프로그램을 병행해야 합니다. 교정 과정에서 금융 교육, 피해 복구, 심리 상담을 의무화한다면 처벌이 아닌 교정의 효과를 함께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제도는 응보가 아니라 ‘경고’의 의미를 가집니다. 강력한 처벌은 공포를 넘어 사회의 신뢰를 회복시키는 장치입니다. 태형은 법을 두려워하게 만들고, 정의를 다시 세우는 상징이 될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태형 제도는 논란 속에서도 분명한 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범죄자가 법을 두려워하고, 시민이 안심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한국도 사기, 로맨스 스캠, 성범죄 등으로 국민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만큼, 태형이 아니더라도 처벌 강화 논의는 더 이상 피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인권 논쟁은 존재하지만, 범죄로부터 선량한 시민을 보호하는 것 또한 인권의 본질입니다. 태형은 단순한 폭력이 아니라,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는 강력한 경고입니다. 싱가포르의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법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회는 결코 안전할 수 없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강력한 처벌이 아니라, 정의의 균형을 회복하는 용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