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영원한 숙적인 아랍 국가들과 이란(페르시아)의 갈등 원인을 민족, 종교, 그리고 2026년 현재의 긴박한 지정학적 상황을 통하여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026년 새해 초입부터 중동 정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최근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전역에서 벌어졌던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경제 붕괴 위기는 단순히 한 국가의 내부 문제를 넘어 수천 년간 이어온 아랍과 페르시아의 해묵은 갈등도 다시금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중동을 하나의 거대한 이슬람 공동체로 오해하곤 하지만 실제로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결코 섞일 수 없는 기름과 물 같은 존재들이 서로를 견제하며 공존하고 있습니다. 특히 에너지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감은 항공 물류와 해상 운송이라는 글로벌 공급망의 관점에서도 매우 치명적인 변수입니다.

민족과 언어라는 거대한 장벽, 페르시아와 아랍
중동 갈등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먼저 마주해야 할 사실은 이들의 뿌리 자체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흔히 '중동 사람'이라는 틀로 묶어 생각하기 쉽지만, 이란인들은 자신들을 '아랍인'이라 부르는 것을 매우 불쾌하게 생각합니다. 그들은 고대 아케메네스 왕조부터 이어져 온 찬란한 페르시아 제국의 후예라는 강한 자부심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종적으로 보더라도 아랍인은 셈족 계열이며 이란인은 인도-유럽어족에 뿌리를 둔 아리안 계열입니다.
이러한 민족적 차이는 언어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아랍 국가들이 아랍어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이란은 페르시아어(파르시)를 사용합니다. 비록 이슬람화 과정에서 아랍 문자를 차용하게 되었으나 문법 체계와 발음은 확연히 다릅니다. 이란인들에게 페르시아어는 단순한 소통의 도구를 넘어 과거 이슬람 정복기에도 지켜냈던 민족적 정체성의 최후 보루와 같습니다. 이러한 근본적인 이질감은 서로를 향한 우월감과 경계심으로 이어졌으며 역사의 고비마다 국가 간의 협력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심리적 국경선이 되어 왔습니다.



이슬람이라는 지붕 아래 두 개의 방, 수니파와 시아파
종교는 이들의 갈등을 더욱 격렬하게 만드는 촉매제입니다. 같은 이슬람교를 믿으면서도 지도자의 적통성을 두고 갈라진 수니파와 시아파의 대립은 1,4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어져 왔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필두로 한 대다수 아랍 국가는 공동체의 합의를 중시하는 수니파를 따르고 있지만 이란은 예언자 무함마드의 혈통만이 정당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시아파의 맹주를 자처합니다.
1979년 발생했던 이란 이슬람 혁명은 이 종교적 대립을 정치적 패권 다툼으로 변모시킨 결정적 사건이었습니다. 혁명 이후 이란이 '혁명의 수출'을 기치로 주변 아랍 국가 내 시아파 세력을 지원하기 시작하자 왕정 체제를 유지하던 아랍 국가들은 이를 직접적인 위협으로 받아들였습니다. 특히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예멘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시아파 초승달' 벨트의 확장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수니파 국가들에게 심각한 안보 위기를 안겨주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신앙의 차이를 넘어 중동 이슬람 세계의 진정한 리더가 누구인가를 결정짓는 주도권 싸움으로 번지게 된 것입니다.

2026년의 지정학적 격랑과 경제적 파고
현재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2026년의 중동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이란 내부에서는 리알화 가치 폭락과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신정 체제 수립 47년 만에 최대 규모의 민중 봉기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정권의 약화된 틈을 타 군사적·외교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으며,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가 이란 시위대에게 무료로 개방되는 등 기술 권력이 국제 정치에 깊숙이 개입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방위 산업에 대한 관심도 뜨겁습니다. 특히 중동 국가들의 무기 체계 현대화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유도무기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LIG넥스원(079550)이나 항공 및 엔진 기술력을 보유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등 코스피 상장 종목들은 이러한 역내 불안정성 속에서도 K-방산의 위상을 높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아랍 국가들 내부에서도 변화의 기류가 감지됩니다. 과거 이란에 맞서 끈끈하게 뭉쳤던 사우디아라비아와 UAE가 최근 예멘 내 전후 재건 주도권과 석유 패권을 두고 미묘한 균열을 보이는 등, 중동은 이제 다극화된 갈등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아랍과 이란의 분쟁은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민족의 자존심과 종교적 신념, 그리고 자국 우선주의라는 현실 정치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2026년 현재 전개되는 이란 내부의 격변은 향후 중동의 세력 판도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는 변곡점이 될 것입니다. 항공 노선이 변경되고 에너지 가격이 요동치는 현실 속에서 우리가 중동의 역사적 맥락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곧 우리의 경제와 일상에 직결되는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정세 변화를 예리하게 관찰하며, 평화로운 해법이 도출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