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왜 베네수엘라를 공격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축출에 나섰을까. 석유 패권, 미·중·러 지정학 경쟁, 민주주의 명분, 트럼프식 강경 외교까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개입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축출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외교 갈등을 넘어 국제질서 전반에 중대한 파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번 사안은 일회성 군사 행동이 아니라, 수년에 걸쳐 누적된 전략적 판단의 결과로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미국은 왜 오랜 제재와 외교 압박을 넘어 직접적인 행동에 나섰을까요. 표면적으로는 독재 정권에 대한 대응이라는 명분이 제시되지만, 그 이면에는 에너지 패권과 미·중·러 전략 경쟁이라는 훨씬 복합적인 계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격한 배경과 마두로 축출의 근본적 이유를 구조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석유 패권과 에너지 안보, 베네수엘라의 전략적 가치
베네수엘라는 확인된 기준으로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입니다. 이 사실만으로도 베네수엘라는 미국 에너지 전략에서 결코 주변부로 취급될 수 없는 나라입니다. 냉전 이후 미국은 중동과 함께 중남미를 자국 에너지 안보의 핵심 축으로 관리해 왔으며, 베네수엘라는 오랫동안 미국 정유 산업과 밀접하게 연결된 원유 공급국이었습니다.
그러나 마두로 정권 출범 이후 상황은 급격히 변화했습니다. 국영 석유회사 PDVSA는 정치화와 구조적 부패로 기능이 약화되었고, 원유 생산량은 장기간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베네수엘라는 중국과 러시아에 석유를 담보로 한 차관을 제공하며 전략적 영향력을 넘겨주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 이는 단순한 경제적 손실이 아니라, 핵심 전략 자산의 이탈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불안정해진 상황에서, 미국은 자국과 동맹국의 에너지 공급망을 다시 통제 가능한 범위로 회복하려는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석유가 반미 진영의 자금줄로 기능하는 구조는 미국 정책 결정자들에게 장기적 안보 위협으로 인식되었고, 결국 강경한 선택을 정당화하는 주요 배경이 되었습니다.

중국·러시아의 미주 교두보, 지정학적 위협
마두로 정권이 미국의 ‘관리 대상 독재국’에서 ‘제거 대상 정권’으로 인식이 바뀐 결정적 이유 중 하나는 중국과 러시아의 존재입니다. 베네수엘라는 단순한 좌파 성향 국가가 아니라, 미국 바로 인접한 지역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동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거의 유일한 사례로 발전했습니다.
러시아는 군사 고문단 파견과 방공 체계 협력을 통해 베네수엘라에 직접적인 안보 개입을 이어왔고, 중국은 대규모 금융 지원과 인프라 투자를 통해 경제적 지렛대를 확보했습니다. 이는 냉전 시기 쿠바 미사일 위기를 연상시키는 구조로, 미국 안보 라인에서는 극도로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이 반복적으로 강조해 온 서반구 안보 원칙, 즉 미주 지역에서 외부 강대국의 군사·안보 개입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원칙이 베네수엘라에서 사실상 무력화된 상황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마두로 정권은 단순한 정치적 부담을 넘어, 미국의 지정학적 레드라인을 명확히 넘은 존재로 재정의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 명분과 트럼프식 강경 개입의 결합
미국이 공식적으로 내세운 명분은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입니다. 선거 조작 의혹, 야권 정치인 탄압, 사법부와 선관위 장악, 언론 통제, 그리고 수백만 명에 달하는 난민 발생은 국제사회가 공유한 문제 인식이었습니다. 미국은 오랫동안 마두로 정권의 정통성을 부정해 왔으며, 이를 외교·군사 개입의 근거로 축적해 왔습니다.
이러한 명분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진 데에는 도널드 트럼프의 정치적 성향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트럼프는 외교 협상이나 장기 제재보다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힘의 사용을 선호해 온 지도자입니다. 그는 제재만으로는 독재 체제를 무너뜨리기 어렵다는 인식을 반복적으로 드러내 왔으며, 본보기 차원의 강경 대응을 중시해 왔습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은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이 정권 붕괴 직전 단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장기적인 경제 붕괴로 인한 민심 이반, 군 내부의 충성 약화, 중남미 좌파 연대의 균열은 미국이 ‘지금이 개입의 적기’라고 판단하게 만든 현실적 요인으로 해석됩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과 마두로 축출은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에너지 패권과 지정학, 국제질서 재편이 동시에 작동한 결과입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명분은 분명 존재하지만, 그 이면에는 세계 최대 석유 매장국을 둘러싼 전략 계산과 미·중·러 경쟁 구도가 깊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진짜 관건은 마두로 이후의 베네수엘라입니다. 정권 공백 이후 베네수엘라가 안정적으로 재건될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혼란의 출발점이 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분명한 점은 이번 사건이 중남미 전체의 정치 지형과 국제질서에 장기적인 영향을 남길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입니다. 베네수엘라는 더 이상 남미의 한 국가가 아니라, 강대국 전략 경쟁의 핵심 무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